고추장 선택 기준 및 순창고추장이 유명한 이유

고추장, 칼로리부터 유통기한까지 찹쌀처럼 찰지게 알아봅니다.

길게 이어진 하얗고 고운 모래밭과 에메랄드 빛의 바다를 보면서 썬베드에 누워 시원한 음료수 한 잔. 이국적인 풍경이 주는 해방감이 매력인 해외여행은 삶의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일행과 웃고 떠들다 보면 금세 배가 고파집니다. 현지 음식도 맛보고 싶은 마음에 주문을 하고 어떤 맛일까 궁금해하며 한입 베어 무는 순간...

 

해외여행에서 괴로운 점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이때 유용한 것이 바로 고추장입니다. 웬만한 기름기, 향신료 맛을 고맙게도(?) 다 덮어 버려주어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은 이런 고마운 고추장이 미국 등의 해외에서도 인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소스류 중 수출액 1위임은 물론이고 매해 그 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요?

오늘은 고추장 종주국 사람으로서 '고추장 조금 까다롭게 고르기'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 합니다.

고추장이란

엿기름을 불려 짜낸 국물에 찹쌀가루를 넣고 졸입니다. 아직 뜨거울 때 물엿을 넣어 섞고 식힌 후 고춧가루, 메줏가루, 소금을 넣고 팔이 저려올 때까지 골고루 섞습니다. 만들고 바로 먹을 수도 있지만 몇 달 발효를 시키면 더욱 맛있는 고추장이 완성됩니다. 

각 재료들이 하는 역할

이런 재료들 때문에 고추장은 매운맛, 단맛, 짠맛, 감칠맛까지 나는 독특한 소스가 되는 것입니다.

왜 찹쌀고추장인가?

기본적으로 찹쌀을 써야 하지만, 쌀, 밀, 보리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찹쌀고추장이 맛과 점도면에서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마트 고추장 상품 중에는 찹쌀고추장은 없습니다. 쌀과 밀고추장이 대부분입니다. 찹쌀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왜 순창 고추장이 유명할까?

순창은 발효가 잘 되는 기후의 지역입니다, 색깔이 곱고 맛도 깊어서, 옛날부터 '순창고추장'이라고 하면 알아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순창'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고추장을 팔려면 순창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제도까지 있습니다. 청정원의 '순창' 브랜드는 순창에 공장이 있어서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잡균 없이 발효가 골고루 잘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적으로 생긴 발효균 대신 맛도 더 좋고 품질도 균일한 균을 골라 쓰고 있습니다. 전통을 지킨다는 종갓집도 그렇게 하는 데가 있을 정도입니다. '깊은 맛'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지 않는게 좋습니다. 

고춧가루 함량 논란

고추장은 그 윤기나는 붉은빛이 말해 주듯이 고춧가루가 제일 중요한 핵심 재료입니다. '최고급 쌀을 사용한 우리 고추장이 품질이 뛰어납니다'라는 말이 어색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중요한 만큼 가격도 비쌉니다. 국내산 고춧가루를 사용하면 원가의 50%도 넘게 차지하게 됩니다. 

온라인에서 전통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제품들은 대체로 25% 전후의 국내산 고춧가루를 담고 있었습니다. 반면, 마트 제품들은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국내산과 수입산이 섞여 있고, 대부분 '고추양념'이라는 것에 포함된 형태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고추장 보관 방법 및 유통기한

유통 기한은 제조일로부터 1.5년 정도입니다. 개봉 후에는 냉장고에 넣어 두어야 합니다. 오래될수록 색깔이 검붉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 년이 지났어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몸에 더 좋다'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고추장 칼로리

감미료, 전분, 콩이 많이 들어간 만큼 칼로리가 꽤 높은 편입니다. 대기업 제품 기준, 10g에 23kcal 내외가 주로 많았습니다. 케찹이 12kcal 내외니까 2배 정도나 됩니다.

결론

마트에 제일 많이 진열된 고추장 제품의 원재료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의외로 기본적 재료와 관계되는 성분 이외에 첨가물 같은 것이 별로 없어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고춧가루 함량이 낮고 수입산이었으며, 물엿이 제일 많은 함량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대기업 2군데 모두 국내산 재료를 이용한 고급 고추장을 출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춧가루의 함량이 너무 낮습니다. 돈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온라인에서, 직접 전통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나아 보입니다. 전통 고추장은 1kg에 25,000 정도의 제품이 많았습니다.

직접 담가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불을 쓰지 않고,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주는 단순한 방법으로도 고추장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2020/10/13 - [먹거리 이야기] - 초간단 고추장 담그는 법 / 쌈장 만드는 법

2008년 경, 미국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에게 고추장을 이용한 요리를 만들라는 과제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계기로, 한때 미국에서 고추장이 '핫한 소스'로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어떨까요? 인기가 식기는커녕 점점 더 커져서, 매해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미국 모든 가정의 식탁에 케첩과 함께 '고추장'이 놓여지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